크레아틴을 먹으면 탈모가 생기는 건가요?
헬스나 운동을 즐기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크레아틴(Creatine). 근력 운동과 고강도 훈련에서 폭발적인 에너지를 만들어주는 보충제로 널리 알려져 있죠. 그런데 인터넷 커뮤니티나 주변에서 “크레아틴을 먹으면 탈모가 생긴다더라”는 이야기를 들으신 분들도 많을 겁니다. 과연 사실일까요? 이번 글에서는 크레아틴과 탈모의 관계를 과학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크레아틴이란 무엇일까?
크레아틴은 우리 몸에서 자연적으로 합성되는 물질로, 주로 근육과 뇌에 존재하며 에너지를 빠르게 공급하는 역할을 합니다. 특히 ATP(아데노신 삼인산) 재합성을 돕기 때문에 근력 운동이나 단시간 고강도 운동에서 성능 향상 효과가 뛰어납니다.
크레아틴 보충제를 섭취하면 근육량 증가, 운동 수행 능력 향상, 피로 회복 개선 등의 장점이 있어 운동 선수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인기가 많습니다.
2. 크레아틴과 탈모의 연관성, 어디서 나온 걸까?
크레아틴이 탈모를 유발한다는 주장은 주로 2009년에 발표된 남아프리카 공화국 연구팀의 소규모 연구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이 연구에서 대학 럭비 선수들에게 3주 동안 크레아틴을 보충한 결과, DHT(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DHT는 남성형 탈모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모낭을 위축시키고 모발 성장 주기를 단축시켜 탈모를 유발할 수 있는 호르몬입니다. 따라서 “크레아틴 → DHT 증가 → 탈모 위험 상승”이라는 연결고리가 만들어진 것이죠.
3. 그러나 과학적 증거는 부족하다
문제는 이 연구 이후로 같은 결과를 뒷받침하는 대규모·장기 연구가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즉, 크레아틴이 실제로 탈모를 유발한다는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아직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습니다.
- 소규모(23명) 연구 결과에 불과함
- 연구 기간이 짧음(3주)
- DHT 수치 변화만 관찰했을 뿐, 실제 탈모 발생은 확인되지 않음
이후 여러 연구에서는 크레아틴과 탈모의 명확한 연관성을 확인하지 못했으며, 보충제를 섭취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서 탈모가 증가했다는 증거도 없습니다.
4. 실제 탈모에 영향을 주는 주요 요인
탈모는 유전적 요인, 호르몬, 스트레스, 식습관, 생활습관, 질환 등 복합적인 원인으로 발생합니다. 특히 남성형 탈모(안드로겐성 탈모)는 유전과 호르몬의 영향이 크며, 단일 보충제 섭취로 탈모가 급격히 진행되는 경우는 드뭅니다.
따라서 크레아틴을 섭취한다고 해서 누구나 탈모가 생기는 것은 아니며, 이미 유전적으로 탈모 소인이 있는 사람에게 DHT 상승이 간접적인 자극이 될 가능성은 있지만 그마저도 확실하지 않습니다.
5. 크레아틴을 섭취할 때 주의할 점
- 이미 탈모가 진행 중이라면 장기간 섭취 전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 적정량(일반적으로 하루 3~5g)만 섭취하고, 과도한 복용은 피해야 합니다.
-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하여 신장 부담을 줄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 건강 보조제로서의 효과와 부작용을 균형 있게 고려해야 합니다.
6. 결론
현재까지의 과학적 근거로 볼 때, “크레아틴 = 탈모”라는 공식은 입증되지 않았습니다. 일부 연구에서 DHT 수치가 증가할 수 있다는 결과가 있었지만, 이것이 실제 탈모 발생으로 이어진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부족합니다.
따라서 크레아틴은 근육 강화와 운동 퍼포먼스 향상에 유익한 보충제이지만, 탈모에 민감한 분들은 전문가 상담 후 섭취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결국 탈모 여부는 크레아틴보다는 유전적 요인과 생활습관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습니다.